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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EZ2DJ 7th TraX Class R Codename : Violet 본문
2008년 3월, <EZ2DJ 7th TraX : Version 2.0> 이후로 한동안 EZ2DJ(이하 이지) 신작에 대한 소식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지난 겨울부터 오락실 업주들의 입을 통해 이지 신작발매에 대한 이야기들이 커뮤니티에 오르게 되고, 이는 곧 ‘8th가 나온다 vs 안 나온다’의 논쟁을 일으켰었다. 일부는 신작에서 바라는 점에 대한 글도 올렸는데, 이는 여전히 이지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은 뜨거움을 나타내는 것임에 틀림없다. 신작에 대한 이런저런 글들이 올라오던 중, 어뮤즈월드(이하 어뮤즈)에서는 비공개로 이지 신작 테스트를 시작하였으니 때는 2009년 3월 초였다. 타이틀은 <EZ2DJ 7th TraX Class R Codename : Violet>(이하 바이올렛)으로 <EZ2DJ 7th TraX>의 패치판 격의 작품이다(우측 하단에 Ver 3.0이라 표시되어 있음). 그럼 지금부터 이지 신작을 낱낱이 파헤쳐 보도록 하자.
1.인터페이스의 재정비
이번 신작의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인터페이스의 변화이다. 동전을 넣고 시작할 때 멋진 연출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모드 셀렉트 화면에서의 백그라운드 비주얼도 무난한 수준이다. 다만 모드를 선택했을 때의 비주얼 연출이 뭔가 허전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뮤직 셀렉트 화면도 완전히 새로워졌다. 기존 <EZ2DJ 7th TraX> 및 1.5버전, 2.0버전에서는 <EZ2DJ 6th TraX>의 뮤직 셀렉트 화면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사용한데다 신곡들의 폰트를 다르게 설정하여 다소 난잡한 느낌이 들었었다(특히, 1.5버전과 2.0버전이..). 하지만 이번 신작에서는 모든 곡들의 폰트를 똑같이 설정해 놓아 한층 정리된 느낌을 준다. <EZ2DJ 7th TraX : Version 2.0>에 처음 등장한 곡 정렬 옵션을 다소 애매했던 ‘1번 건반’에서 ‘Start 버튼’으로 옮겨갔다(이 덕분(?)에 일부 옵션들이 모드 선택 창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그 밖에 세부 옵션 창들의 디자인이 육각형 모양으로 바뀌었다.
▲타이틀
▲게임 시작시의 비주얼 연출
▲모드 선택창
▲5 Street 모드를 선택했을 때의 비주얼 연출
2.모든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변화
이지 바이올렛은 인터페이스의 변화 외에도 여러 가지 추가 요소 및 변동사항을 보여주는데, 우선 변동사항부터 살펴보기로 하겠다. 변동사항 중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보면 먼저 DJ네임 길이 제한이 5자로 늘어난 점이 있다. 이 변화는 유저들이 좀 더 자유롭게 개성있는 DJ네임을 정할 수 있도록 한 제작진의 배려인 듯하다. 이로써 기본 DJ네임은 뭔가 어정쩡한 EZDJ에서 EZ2DJ로 바뀌었다. 다음으로는 A+랭크가 S랭크로 바뀌었다는 점이 있다. 그리고 일부 구곡 패턴들 표기레벨 수정 및 지난 버전 히든 곡, 패턴 오픈을 하였는데 필자 입장에서는 일부 몇 곡의 표기레벨이 다소 짜게 책정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롭게 달라진 곡 선택 화면
주요 추가 사항으로는 우선 새로운 스킨의 추가가 있다. 지난 <EZ2DJ 7th TraX>는 새로운 넘버링 타이틀임에도 불구, 5 Street Mix에만 스킨을 하나 추가하였다. 그것도 <EZ2DJ 6th TraX>의 Radio Mix 스킨을 조금 변형시켜서 넣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모드에 스킨을 새로 추가하여 제법 신작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이 보너스 스테이지 옵션의 추가이다. 1~3스테이지에서 보너스 스테이지 등장 조건에 맞는 플레이를 하면 마지막 끝나려는 순간에 보너스 스테이지가 등장해 1회의 연주를 더할 수 있다. 하지만 펌프와는 다르게 보너스 스테이지를 등장 시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아 매니아 유저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히 좋은 장치(?)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지 바이올렛의 변경점 및 추가 요소들을 보았는데, 이런 변화들은 모든 층의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그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EZ2Catch 모드와 Turntable 모드에도 제작진들이 신경을 써 주었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번 작품은 전 모드에 거의 균등한 변화를 주고 있지만 그 중, EZ2Catch 모드가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물고기, 토마토 스킨이 추가되었고 캐처가 하나 새로 추가되었다. 거기에 새로운 패턴들이 많이 생기고 리절트 창이 추가되었는데, 이는 <EZ2DJ 3rd TraX> 이후로 거의 변화가 없었던 EZ2Catch 모드가 그 동안 당연히 받았어야 했을 새로운 컨텐츠들을 한번에 받는 듯하다. 어쨌거나 이지 바이올렛은 다양한 유저들 취향을 고려하여 대체적으로 고른 변화를 주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이젠 이런 화면이 캐치에도 생겼다
3.성장 시스템의 대세를 표방한 패스워드 시스템
최근 음악게임에서는 성장 시스템 탑재가 대세가 되고 있다. 펌프의 USB 시스템과 DJMAX 테크니카의 카드 시스템, DJMAX Portable 클래지콰이 에디션과 블랙스퀘어의 DJ배틀 시스템, 이지투온·팝스테이지·DJMAX 트릴로지 등의 레벨 시스템 모두가 성장 시스템의 한 예이다. 이런 주변 음악게임들의 흐름을 따른 것인지 이번 신작에서 이지 최초의 성장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바로 패스워드 시스템인데 모드 셀렉트 화면에서 페달을 한번 밟아주면 패스워드 입력창이 뜨게 된다. 패스워드는 건반 10개와 이펙터 키 4개를 활용, 16자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하나의 패스워드에는 DJ네임, 현재 레벨과 포인트가 저장되게 된다, 그래서 다른 오락실에서 플레이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이전 오락실에서 가장 마지막에 저장했던 상태를 그대로 불러올 수 있다. 일종의 카드 시스템 이랄까. 현재 회사 사정이 많이 좋지 않은 어뮤즈로서는 차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모드 선택창에서 페달을 한번 밟아주면..
▲패스워드 입력 완료
▲한판을 끝내면 새로운 패스워드를 발급
4.여러가지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작품
이지 바이올렛은 출시 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어왔는데, 대표적인 것 몇가지만 언급해보기로 하겠다. 먼저 구곡 일부의 삭제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필드 테스트 후부터 구곡 삭제에 관한 찬반 논쟁이 뜨거웠는데, 결국은 적지 않은 곡들이 잘려서 나왔다. 곡 목록의 증가로 인한 로딩 시간의 지체 및 프레임 다운 현상을 완화해보고자 했던 제작진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EZ2DJ 7th TraX : Version 2.0>에서 전체 올송 상태인 Street Mix의 선곡화면까지 로딩 시간을 한 번 재보시라). 확실히 로딩 시간은 많이 단축되었으나 여전히 일부곡에서 렉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정발 후에는 패스워드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한 크레딧이 끝날 때마다 주는 포인트의 양이 너무나 적은 양(초기판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 곡당 2포인트)인데다가 도중에 폭사하면 포인트가 전혀 지급되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이 후, 수정 패치판으로 포인트 획득량이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만렙 달성까지는 기기하나 살 정도의 코인을 부어야하는 ‘막장 노가다’는 여전하다. 아케이드 게임인 점을 감안하여 포인트 밸런스를 좀 더 맞춰주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5.개인적인 몇가지 아쉬움
<EZ2DJ 7th TraX>의 최신 패치 신작인 이지 바이올렛은 이전 버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라색을 컨셉 컬러로 하여 인터페이스 변화, 전모드의 고른 변화 및 합격점의 비주얼로 전체적으로 괜찮은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컨셉 컬러로 <EZ2DJ 8th TraX>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손색이 없겠으나 아시는 분들은 다 아는 사정(?)으로 후속 넘버링 타이틀을 붙이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필자로선 이번 신작이 나온 것은 기쁘게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이지 바이올렛이 칭찬받을 점만 있는 것이 아니니 몇 가지 쓴 소리를 좀 하고자 한다(이번 단락에서는 이번 작품의 개인적인 아쉬운 점을 썼으므로 이 글을 읽는 독자들과 다소 의견차가 있을 수도 있다).
▲Doll's Garden HD 타이틀
먼저 신곡의 수와 퀄리티에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10곡의 신곡이 추가(Stay Zap Network Version까지 포함시킨다면 11곡, 3.10 패치에서 2곡이 더 추가)되었다. 하지만 그 중 건질만 한 곡은 몇 안된다. 음악게임의 생명인 음악에 제작진들이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10년이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지가 사랑받고 있는 것은 다양한 장르의 깊이있는 명곡들 때문이 아닌가! 좀 더 완성도 있는 음악으로 구성을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다음은 라디오 믹스 볼륨의 대폭 축소에 대한 불만이다. 가뜩이나 적은 수의 신곡으로 새로운 요소들이 많이 부족한데, 라디오 믹스의 채널도 크게 줄어들어 컨텐츠 소비가 빠른 유저들에게 소위 ‘금방 질리는’ 게임이 된 듯하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패스워드 시스템이 도입된 듯하나 정발 후 며칠만에 만렙 패스워드가 뚫린데다 대다수의 일반 유저들이 잘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탓에 자신만의 DJ를 키운다는 목적과 ‘Codename'이라는 부제의 취지를 전려 살리지 못한 시스템이 되고 말았다(결국 3.10 패치에서 패스워드 시스템이 삭제됨). <EZ2DJ 7th TraX : Version 2.0>에서 이전 구곡들 롱노트 판정을 개선시키면서 오히려 신곡들 롱노트 판정은 개악시켰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그전에 전곡에 통일된 롱노트 판정을 적용하는게 우선이겠지만..). 렉은 오래된 문제거리였으므로 그냥 넘어가지만 버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나중에 패치를 통해 대부분의 버그들이 잡아지긴 했으나 애초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필드 테스트라는게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Blood Castle HD 타이틀
▲Tempus Praeterita NM 타이틀
6.그래도 다음작을 기다려보는 이유는 왜일까
이지는 항상 신작이 나올 때마다 말이 많았으나 이번 신작은 유난히도 더 그래 보인다. 아마도 신작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치는 높으나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으로 인하여 신작이 만족스러운 퀄리티로 나오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시대가 지날수록 점점 발전해가는 게임들로 유저들 눈높이가 점점 올라가는데, 이지는 정체하는 것도 선방인 정도니 당연히 이런저런 말이 더 크게 나올만도 하다. 2007년, 무려 30여개월 만에 신작을 내놓았던 어뮤즈는 어려운 회사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후로 매년 신작을 발표하고 있다. 과연 내년에도 새로운 작품이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어뮤즈의 근성을 믿고 기다려 볼 것이다. 하지만 어뮤즈에서 한 가지 사실만은 명심해 두었으면 한다. 유저들은 언제까지나 기다리고 있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계속하여 실망스러운 작품만을 내놓는다면 지지하던 유저들도 결국은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어뮤즈에서 늦게라도 좋으니 다음엔 이번보다 더욱 나은 작품을 내놓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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